2024 야성의 부름 : 진실한 야성을 향하여!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내면에서 끊임없이 일렁이고, 꿈틀거리며 존재하는 미상의 감각을 끌어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비록 미약하게 보일지라도요.” 이는 전시《야성의 부름》(2024) 준비를 위한 킥오프 미팅 때, 래빗앤타이거가 참여 작가들에게 주문한 기획의 주요 방향이었다. 혹자에게는 이 기획 방향이 안일하고, 조금은 무모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소위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작업 세계를 흠모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도대체 이 작업을 왜 하는걸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에 닿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시는 대책 없지만 (그래서 더) 매혹적인 이 탐구를 잭 런던의 소설 『야성의 부름』에서 이야기하는 ‘야성’ 개념에 기대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감히 던진다. 내용과 형식이 논리적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매끈함보다는, 거칠지만 순수한 내면의 공명을 통해 본질적인 감각에 완벽하게 안도된 진실한 야성이 전시에 그리고 보는 이에게 녹아들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래빗앤타이거
사진ⓒ 백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