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ake








<Awake>는 2019년 수성문화재단에서 처음으로 실행하는 수성 르네상스 신진 전시기획자 양성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되어 기획된 전시이다. 신진 기획자에게 활동의 기회를 주는 동시에 신진 작가들에게도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역의 청년 미술인들에게 발표의 장을 제공하는 좋은 기회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다섯 작가는 (20~30대 초반)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기존 작품 외 새로운 작품도 선보인다.

전시 제목<Awake>는 '깨어있는', '불러일으키다', '자각하다'라는 뜻이다. 참여 작가들은 스스로에게 자신의 내면을 얼마나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다섯 작가는 각각의 'Awake' 경험을 회화, 설치 및 영상작업으로 보여준다. 작가들은 창작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를 되돌아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창조적 진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각오를 다짐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꿈에서 깨어나고' 다시 '꿈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은 총 2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진다. 섹션 1. <마중>은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섹션 2. <꿈에>는 7T 갤러리에서 펼쳐진다. 

섹션 1. <마중>은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마주하게 된 시간을 보여준다. 그것은 불현듯 다가오는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일 수도, 혹은 알지 못했던 자신의 다른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일 수도 있다. 작가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피하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며 미몽(迷夢)으로부터 깨어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섹션 2. <꿈에>는 현실로부터 다시 꿈을 꾸는 순간이다. 이 꿈은 예술가로서 어려운 현실을 견뎌내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 꿈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건 풍요로운 상상의 세계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는 권리를 찾는 동시에 꿈을 구체화하기 위한 숙성의 시간을 가지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꿈과 현실의 결속을 통해 각 작가의 예술적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수호의 그림은 여러 겹 중첩된 붓질을 통해 중후한 색감을 보여준다. 작가의 개인적 내러티브, 즉 '상실'의 감정을 품은 그의 그림은 관람자들을 명상과 사색으로 초대하는 힘이 있다. 

류은미는 자연과 일상의 풍경에서 느낀 감정을 화면에서 반짝이는 불빛과 모스부호로 표현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영상작품과 관객의 참여로 모스부호의 형태를 완성해나가는 프로젝트를 함께 선보인다.

임대호는 거울과 영상 인터액션을 이용해 잔상과 왜곡, 그리고 실제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거울 설치작품에 나타나는 이미지와 마주한 관객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최수영의 그림은 흔한 풍경인듯하지만 그 안에는 작가의 체험이 녹아있다. 작가가 야간 산행 중 마주쳤던 풍경의 기억은 그림에서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분위기로 나타나 있다.

최신우는 병약했던 유년 시기, 어쩔 수 없이 수동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작업을 함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물리치고 있는 작가이다. 링거를 매단 인공나무 설치작품에는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작가의 결의가 담겨있다.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선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젊은 작가들이 예술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는 원동력은 현실을 직시하고 잠재되었던 내면을 깨우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들은 자신이 이미 쌓은 작은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으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언젠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그 무엇을 찾게 될 것이다. <Awake>는 그것을 향한 첫 출발을 보여주는 전시라 하겠다.


이정미(전시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