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about Transparency







분단의 아픔이 서린, 서울의 북쪽 끝.
역사적 상흔을 고스란히 안은 채, 평화의 상징으로 탈화한 평화문화진지.

어느 날 '투명한 유리에 부딪혀 죽은 새의 흔적'에 대한 고찰을 시작으로, 대결과 분단이 남긴 평화문화진지의 물리적 '경계'를 넘어,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계'들을 '예술가의 것'으로 투영해 보고자 19명의 동시대 예술가들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투명한 것들의 부재'를 '예술가의 것'으로 증명해 내는 이들은, '팬데믹'이라는 인류에 닥친 난제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로 중첩된 '경계'들을 직면하며 관통하고 있는 것일까요. 또한, 다양한 형태로 변이를 시작하고 있는 '비대면 접촉 예술'이라는 '가상의 경계'를 어떤 색의 스펙트럼으로 투영하며 진화하고 있을까요?

이러한 주제로 진행된 공간 조성형 온.오프라인 융합 전시 <동상이몽(同床異夢)_스펙트럼>은 시민과 함께한 오프라인 릴레이 전시를 거쳐, 진지 내 길이 총 33m 철책을 뜯어낸 역사적 경계 위에, 공간 상하부의 다층적인 전망을 가진 '빛나는 유리 게이트'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낮에는 QR코드를 통해 18개의 VR 콘텐츠를 접하는 온라인 전시공간으로, 밤에는 유리판 위에 빛으로 그려진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담아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열린 장소로 함께 합니다.

또한 펜스 유리의 별가루처럼 빛나는 환영적 이미지는 '투명함에 보이지 않았던 부재의 존재'가 '예술'이라는 빛을 통해 비로소 그곳에 있음을 인식하게 하고자 하는 동시에 상이한 경계, 그 어디쯤, 경계를 투과하는 '빛'으로 자리하고 있을 '동시대의 예술가'들의 다양한 태도와 연대하는 방식을 아름답게 펼쳐 보입니다.


김지연(큐레이터)